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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운 날이면 생각나는 메뉴가 있다.
바로 <수제비>이다. 2주 전쯤 아주 오랜만에 친구와 노량진을 찾았다.
전에도 그랬듯 수제비를 먹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걷고 또 걸었다.
보통은 지하철로 왔었는데, 오늘은 일이 있어 방문해서
차로 왔더니 추위를 못 느꼈는데, 걸어다니다 보니 여전히 춥구나.
전엔 딱 좋은 날씨에 왔었는데...
노량진 수산시장 쪽에 주차를 하고
조금 구경하다가 우리의 목적인 수제비를 위해 컵밥거리로 향했다.
<구시장>이 <신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신시장은 되게 넒고 깨끗하게 바뀌어 있었는데
구시장은 흉물스럽게 남아있었지만
여전히 그곳을 지키고 있는 상인들로 약간은 씁슬한 느낌이 들었다.
노량진역을 통과해 컵밥거리 거의 끝쪽에 있는
노량진 수제비는 추위를 피해 비닐로 덮여있었다.
사실 별거 아닌데 벌써 따뜻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2분이 계셨었는데,
단골분들로 보였고 이제 막 개시를 한 모양이었다.
우린 고민할 필요없이 수제비
보통맛 2개를 시키고 야무지게 삶은 달걀 2개를
집어 들었다.
수제비엔 역시 반숙 달걀이지.
오늘은 사모님이 혼자 하고 계셨는데
그 힘든 일을 혼자서 다 하고 계시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크하게 여기에다 달걀 껍질을 버리라며 툭 던져 주셨다.
그리고 수제비가 나오기 전까지 얌전히 기다리라고 하셨다.
수제비와 함께 먹어야 한다며.
우리가 온 다음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그 바쁜 행렬 가운데 조금 기다리자
우리의 수제비가 나왔고 만세를 부르며 경건하게 맞이했다.
우리는 보통맛을 시켰는데,
전에 칼칼한 맛도 맛있었지만
오늘은 그냥 보통맛의 느낌이길래
선택했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랜만에 찾아도 며칠 전에 먹은 것 처럼 아는 맛이다.
왜 지금까지 먹어본 수제비는 여기 맛 같지 않은 걸까?
수제비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좋아하게 될 그런 맛이다.
밀가루 반죽이 육수를 만나 야들야들 해서 그냥 후루룩 넘어간다.
특히 반숙과 맛보는 수제비는 정말 끝이다.
가격도 착하다! 4천원!!
어느 정도 먹었다 싶으면 놓여있는
청양고추를 넣으면 칼칼하니 더 맛있어진다.
강추!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거 보고 처음 와보고는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도 여전히 잘 되고 맛있다.
특히나 원래 남자분들에게 더 주시는 편인데,
여자도 잘 먹어요라고 했더니 우리에게도 한국자 더 떠주셨다.
이런 센스쟁이 사모님 같으니라고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신다고!!)
웬만하면 오는 손님들 다 기억한다며,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날씨도 추운데 혼자서 그 힘든 일들을 해내시네요.
조만간 또 한 번 찾아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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