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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치킨, 튀김, 부침개(전) 등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요, 전 그럴 땐 꼭 돈가스가 생각나더라구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어떤 음식이 제일 먼저 생각나시나요?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작년에 간 에버그린을 다시 한번 찾아서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돈가스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 중에 한 곳으로 바로 안양 인덕원에 있는 "에버그린"을 꼽고 싶습니다만, 어느 가게가 그렇듯 초심을 이어가긴 참 어려운데 이 곳은 어떨지도 궁금해졌습니다.


작년 (2017년)에는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오기도 해서 참 사람이 많아서 당분간은 못가겠다 싶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주활동지이면서도 자주 가게 되지 않는 건 왜 일까요? 집 옆에 남산타워가 있어도 안가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 같습니다. 누군가 손님이 와야만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이번에도 친구랑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느꼈습니다. 아무튼 큰 마음을 먹고 다시 한 번 에버그린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이라 사람이 없을 시간을 골라 갔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못보던 녀석이 생겼습니다. 바로 키오스크!

전에는 손님들이 직접 노트에 이름을 적고 순서가 되면 번호가 불리우는 시스템이었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사람대신 기계가 대신 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참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자리가 없어서 난린데, 인간보다 더 비싼 기계가 인간의 자릴 차지하고 버티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기계화가 된 것이지요. 꼭 그래야만 했을까요? 아무튼 사람들이 줄을 서서 주문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또한 주문하려고 앞에 섰습니다.

기계는 생각보다 아주 간단한 기능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문할 수량을 선택한 후에 현금이든 카드로 결제를 하면되는 시스템입니다. 영수증을 받아들면 적혀있는 번호를 직원분이 불러주면 입장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영수증만 잘 가지고 있다가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득 항상 이렇게 사람들이 가득있으면 주변에 사는 주민들을 얼마나 짜증이 날까 하는 걱정도 살짝 들었습니다. 기름 냄새며 늘 사람들로 인산인해이니 민원이 들어오진 않을지 갑작스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오지랖이네요.


아무튼 메뉴는 단품 돈가스(돈까스)와 음료뿐입니다. 고민할 건 음료를 먹을 것이냐 아니냐 선택 뿐입니다. 음료는 사실 배만 불리울 뿐 돈가스로도 충분히 배가 부른지라 음료는 과감하게 패스하고 제 번호가 불리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가게 맞은 편 그늘 아래서 한 30분 정도 기다렸을 쯤 제 번호가 불려서 입장했습니다. 뭔가 분위기가 전과는 달라져있었습니다. 셀프 바에 간단한 반찬, 밥이 마련되어 있었고, 음료 또한 셀프로 가져다 먹는 방법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시스템이 바뀐걸까요? 키오스크가 등장해서인지 홀에 계신 분들은 좀 줄어든 모양이었습니다. 인간이 기계에 뒤쳐지다니 아쉽네요.


아무튼 기다리다 보니 예전과 같은 스프가 나왔습니다. 따뜻할 때 먹으면 참 마음이 편해지는 스프입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스프가 부족했는지 더 달라고 하시더니 가져다 주시더라구요. 저는 뭐 충분한 것 같아서 패스했습니다. 메인에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식전빵이 나왔습니다. 따뜻할 때 버터에 발라먹으면 참 맛있고, 스프가 남아있다면 스프에 찍어먹어도 참 맛있는 빵입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뭔가 조금 달라졌다 싶었는데, 작년에 비해서 빵이 줄었더라구요. 전엔 2명에 빵 3개였는데, 이번엔 돈가스와 같이 나온 빵이 다였습니다.

물가가 올라서 그런걸까요? 이것 또한 조금 서글퍼진 부분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메인인 돈가스가 나왔습니다. 맛은 여전히 맛있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양은 조금 줄어든 느낌은 기분탓일까요? 전엔 와~ 배부르게 잘 먹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조금만 더 먹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메쉬포테이토도 전엔 더 부드럽고 맛있는 맛이었는데, 이번엔 조금 딱딱하게 굳어져있어서 먹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찾았지만 잘 먹고 왔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처음과는 달라진 시스템이며, 음식량을 보면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모든 가게가 그렇듯 지금의 환경을 반영하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했다면, 내년 내후년엔 어떻게 될지가 의문입니다. 손님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지만 되도록 변하지 않는 맛과 서비스를 유지한다면 좋을텐데요.

그러고 보면 집 주변에 있는 가게들도 하루 아침에 없어졌다가 새로 생겨나고, 그렇게 이름 유명한 가게였던 곳들도 망해서 없어지는 걸 보면, 일본처럼 100년이 다 되가는 조그마한 가게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전통을 이어가기가 그렇게 힘든데도 불구하고 첫 마음을 계속 유지해서 이어간다는 걸 보면서 존경스러웠습니다. 내년에 또 한번 찾아가보겠습니다. 어떻게 변화해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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